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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너는 내 운명, 황정민이 숟가락 얹은 그 영화

by 서현아부지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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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의 모티브가 된 '여수 에이즈 사건'

  이 영화는 여수 에이즈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실제 주인공인 구모 씨는 1991년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출해서 많은 남성과 성관계를 했고, 1995년에 결혼하고 1997년에 이혼 후 1998년에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에서 다방 종업원으로 일했다. 1998년 3월 부산광역시의 남자 친구가 구모 씨에게 에이즈를 전염시켰고, 1998년 6월 부산광역시 북구 보건소에 에이즈 보균자로 등록되었다.

  그 후 구모 씨는 1999년 7월에 두 번째 남편 박모 씨와 결혼했지만, 2000년 10월 남편을 떠나서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수천 명의 남자에게 몸을 팔다가 보건소의 고발로 경찰에 잡혀 구속되었다. 이때 두 번째 남편 박모 씨는 농촌 출신 총각으로 1998년 5월 부산의 후배에게 구모 씨를 소개받아 같이 살다가 결혼을 했는데 혼인신고를 하고 나서 아내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박모 씨는 구모 씨가 수감된 교도소로 매일 편지를 보내 주고받았고, 아내와 함께 보낸 신혼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말할 만큼 아내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구모 씨는 훗날 인터뷰에서 박모 씨를 사랑하지 않았고, 갈 곳이 없어서 함께 살았을 뿐이라는 씁쓸한 말을 남겼다.

순박한 시골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시골에서 젖소 목장을 하며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서른여섯 살 노총각 석중(황정민)은 목장의 젖소들을 돌보며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석중은 목장을 가는 길에 순정 다방의 에이스 은하(전도연)를 보게 되고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보기 위해 순정 다방의 문턱이 닳도록 매일매일 그녀를 찾아간다. 또 석중은 그녀가 보고 싶어 태어나 처음으로 다방 티켓을 끊고 모텔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은하는 순수한 남자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고 석중에게 실망하지만, 석중은 은하를 쉬게 해 주려고 티켓을 끊었다면서 오히려 은하에게 커피를 타 준다. 은하는 그런 석중을 보고 오해를 풀게 되고 석중이 마련해준 휴식시간을 즐기게 된다.

  얼마 뒤 석중은 은하와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데이트를 하지만, 은하는 데이트가 끝난 뒤 석중에게 단순히 고마워서 데이트를 같이 하는 것일 뿐 호감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니 자신에 대한 마음을 접으라고 한다. 빚 때문에 은하가 자신을 거절했다고 생각한 석중은 돈봉투를 건네며 선을 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은하는 석중이 건네는 돈봉투를 집어던지며 크게 화를 낸다. 하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은하를 찾아오는 석중을 보고 은하는 마음을 풀게 된다.

  며칠 후 은하는 커피배달을 나갔다가 모텔에서 진상 손님을 만나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병원에서 깨어난 은하는 자신의 곁에서 간호하다가 잠이든 석중을 보고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은하의 인기척에 잠이 깬 석중은 은하에게 결혼하자고 청혼을 하고 은하는 그런 석중의 진심 어린 고백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행복한 날들도 잠시,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에 모든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사실 은하는 이곳에 오기 전에 결혼을 했었고 그 전화는 바로 전남편(정유석)의 전화였다. 전 남편은 늘 폭력을 휘두르던 나쁜 인간이었고 은하는 그를 피해 석중이 있는 동네로 도망을 친 것이었다. 은하는 전 남편에게 그녀와 자신의 관계를 석중에게 말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그 빌미로 성폭행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전 남편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석중에게까지 찾아와서 은하와의 관계를 말하며 돈을 요구한다.

  이에 석중은 자식과도 같은 젖소를 팔아 전 남편이 요구한 돈을 마련해주고 다시는 안 찾아오는 조건으로 그를 돌려보낸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보건소 직원이 석중에게 찾아와 은하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하고 석중은 이 사실을 은하에게 말할 수 없어 전전긍긍한다.

  이에 은하는 자신의 과거 때문에 석중이 아끼던 젖소를 처분하고 힘들어한다고 생각하고 편지 한 통과 돈을 석중에게 입금한 뒤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석중은 은하가 송금한 은행 지점에도 찾아가 보고 백방으로 은하를 찾기 위해 여러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은하를 찾지 못한다.

실화보다 감동적인 결말

  그렇게 1년이 지난 어느 날 석중에게 전화한 통이 걸려오게 되고 그 전화는 은하가 경찰서에 잡혀있다는 전화였다. 은하는 석중에게 보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진채 사창가에서 일하고 있었고, 그녀는 에이즈에 걸린 상태로 일을 했기에 범죄자가 되어있던 것이었다.

  석중은 은하를 만나고 싶어 매일매일 은하에게 면회를 신청하러 갔지만 은하는 받아주지 않았고, 그렇게 폐인이 된 석중의 모습을 본 어머니(나문희)는 속상한 마음에 독극물을 먹고 같이 죽자고 한다. 그리고 석중은 홧김에 독극물을 마시고 목을 심하게 다쳐 일시적으로 목소리를 잃는다.

  얼마 후 석중의 면회 신청을 드디어 받아준 은하는 일부러 석중에게 모질게 대한다. 목을 다쳐 말을 하지 못하는 석중은 결혼할 때 썼던 각서를 그녀에게 내밀면서 사랑이 변치 않았음을 보여주게 되고,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은하야"라고 외친다.

  목소리가 이상한 것을 느낀 은하는 미안하다고 하며 눈물을 흘리고 석중과 은하는 서로 사랑한다고 외치며 철창 사이에 손을 넣어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렇게 2년이 흐른 어느 눈 내리는 날, 은하는 출소를 하게 되고 그녀 앞을 기다리고 있던 석중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반겨주고 그렇게 둘은 행복한 재회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두 남녀는 실제로는 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훗날 남편은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남편을 사랑한 적이 없다는 씁쓸한 인터뷰를 남긴다. 실제 이야기의 결말을 괜히 찾아봤다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이 영화만 봤을 때는 황정민과 전도연의 뛰어난 연기력, 그리고 믿기 힘든 스토리들이 더해져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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