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몸담은 가장의 애잔한 이야기
보통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만성피로를 달고 사는 강인구(송강호)는 강남의 전국구 조직 들개파의 중간보스이다. 직업은 조폭이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현재는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구축 아파트 전세살이를 하고 있으나 언젠가는 멋진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우아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조폭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막대한 이익이 걸린 아파트 시공계약의 이권을 챙기려고 대창건설 백사장(이대연)을 붙잡아 강제로 계약을 성공시키게 되는데, 들개파의 경쟁 조직인 자갈치파에서 인구의 고향 친구인 현수(오달수)를 보내 이권을 나누자고 협박을 하고, 설상가상으로 자기가 소속된 들개파 보스의 동생인 노 상무(윤제문)도 대창건설의 이권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협박한다. 그러나 인구는 노 회장(최일화)의 변함없는 신뢰를 믿으며 이 상황을 버텨나간다.
며칠 후 대창건설 인부들은 시공업체가 달라졌다는 명목으로 파업을 하고 인구는 파업을 막기 위해 들개파 부하들과 인부들을 제압해보려 하지만 중장비를 동원한 인부들의 강력한 저항에 오히려 인구가 병원 신세를 진다. 결국 인구는 퇴원 후 대창건설 인부 대표와 이권을 나누기로 합의하고 평소 가고 싶었던 전원주택을 알아보고 계약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이 모두 외출한 사이,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 아이들의 사진을 찾던 인구는 우연히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딸 희순이(김소은)의 일기를 보게 된다. 속상했던 인구는 술을 잔뜩 마신 뒤 희순이 돌아오자 식칼을 건네주면서 아빠 죽어버렸으면 좋겠냐며 자기를 이 칼로 찌르라 행패를 부린다. 결국 희순은 경찰에 아빠를 신고하게 되고 출동한 경찰에게 연행되어 집 근처 파출소로 간다. 이 일로 화가 난 아내(박지영)는 인구에게 조폭 생활을 그만두던지 이혼하던지 선택하라고 한다.
다음날, 착잡한 마음으로 건설현장에 출근한 인구는 괴한 3명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난투극 끝에 1명을 붙잡는다. 그러나 이 대낮의 칼부림 사건은 9시 뉴스에 나오게 되고 이 모습을 본 인구의 아내와 딸은 크게 실망하고 집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칼부림 사건을 계기로 대창건설 이권을 넘기라는 노 상무의 협박에 인구는 노 회장의 사냥터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해보지만, 노 회장은 1년만 쉬라면서 고라니 선물만 주게 된다.
인구는 고라니를 집에 가져갈 수 없어 산에 묻으려 하고 그때 친구 현수에게 전화가 걸려와 현수를 만나게 된다. 화가 난 인구는 현수에게 화풀이를 하며 사건의 내막을 물어보게 되고 현수는 그런 인구를 달래며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노 상무의 심복인 진호(민도기)가 자기를 습격한 자갈치파의 조직원을 만나는 모습이었고, 알고 보니 그 자갈치파 조직원은 조직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조직원이었다.
인구는 노 상무가 자신을 없애버리고 대창건설의 이권을 가져가려고 이 모든 일을 꾸몄다고 생각했고, 그날 밤 노 상무를 찾아가 골프채로 진호와 노 상무를 반죽음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나 때마침 나타난 노 회장이 동생의 상태를 보고 인구의 뺨을 때리게 되고 인구는 말없이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현수를 만난 인구는 자갈치파로 넘어오라는 현수의 제안에 노 회장에게 받은 은혜가 있어서 배신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고민 끝에 인구는 조직생활을 정리하기로 하고 처가가 있는 제주도로 가서 아내와 딸을 만난다. 아내는 이혼하자고 하지만 인구는 눈물로 아내를 설득해 이혼을 막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서울로 돌아와 은퇴 협상을 위해 노 상무를 찾아가지만 노 상무는 그런 강인구를 칼로 찌르고, 강인구는 난투극 끝에 노 상무를 제압한다. 그리고 그를 차에 태워 계획에 없던 납치극을 벌이게 된다.
다급해진 인구는 친구 현수에게 전화를 걸어 자갈치파 조직원들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고 현수는 또다시 인구에게 노 회장을 배신하고 자기 조직으로 들어오라고 제안을 한다. 이에 인구가 차를 세우고 깊은 고민을 하게 되고 그 순간 노 상무가 깨어나 탈출을 시도한다. 놀란 인구는 노 상무를 다시 잡아 트렁크에 넣어버리고 노 상무의 부하들과 추격전을 벌인다. 그리고 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 상무를 다시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자신의 미래를 약속받는다. 그러다 결국 교통사고를 내게 되고 겨우 살아남은 인구는 사고 현장을 벗어나 노 회장과의 약속 장소로 가게 된다. 하지만 이미 노 상무는 죽어있었고, 노 회장은 그런 동생의 시신을 보고 인구에게 총을 쏜다. 인구는 살기 위해서 노 회장과 몸싸움을 하게 되고 총을 빼앗아 결국 노 회장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인구는 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아내와 희순은 병원으로 오게 된다. 그리고 인구의 소지품을 보던 희순은 아빠의 지갑 속에서 가족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퇴원해서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인구는 정당방위로 출소를 하게 되고 현수를 통해 자갈치파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인구는 꿈에 그리던 넓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게 되지만 곧바로 희순의 유학을 위해 아내까지 모두 캐나다로 떠나게 된다. 인구는 그렇게 외로운 기러기 아빠가 된다. 가족과 행복을 꿈꾸던 넓은 전원주택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던 인구는 어느 날 혼자 라면을 먹다가 소포 하나를 받게 된다. 그 소포는 바로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였다. 비디오를 보던 인구는 본인 없이도 행복해하던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갑자기 슬퍼졌고 먹던 라면 그릇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라면과 그릇을 바라보던 인구는 결국엔 자신이 치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쓸쓸히 걸레로 치우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조폭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아버지가 생각난다.
비록 영화 속 인구의 직업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조폭이지만, 조폭인 것을 걷어내고 이영화를 보면 왠지 모르게 우리네 아버지들이 떠오른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묵묵히 참고 인내하며 열심히 일하시던 아버지들, 그러나 그 삶에서 정작 중요했던 가족과의 소통을 못해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외롭게 된 아버지들 말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들과 소통도 열심히 해서 행복한 가정들을 만들었으면 한다.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열한 거리, 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이 제일 비열했던 영화 (0) | 2022.10.13 |
---|---|
너는 내 운명, 황정민이 숟가락 얹은 그 영화 (0) | 2022.10.12 |
아저씨, 한국 아저씨 이미지의 기준점을 올려놓은 영화 (1) | 2022.10.10 |
너의 이름은, 시공을 초월한 소년과 소녀의 기적 같은 이야기 (0) | 2022.10.09 |
광해, 왕이 된 남자, 누가 진짜 백성을 위한 왕인가? (0) | 2022.10.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