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하고 뻔한 설정이지만 절대 뻔하지 않은 감동
불치병 걸린 여자와 그런 여자를 끝까지 사랑하는 남자. 누가 생각해도 뻔한 설정인 영화이다. 그러나 잔잔하게 전개되는 구성과 영화 분위기, 그리고 OST가 더해져서 너무 슬프고 감동적인 영화로 탄생한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 희재의 역할을 맡았던 故 장진영이 영화 속 희재처럼 하늘나라로 떠났기에 그 슬픔은 배가 된다.
국화꽃 향기가 나는 그녀에게 빠진다.
중, 고등학교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고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인하(박해일)는 어느 날 지하철에서 자리를 모두 차지한 채 누워 있는 노숙자와 그 앞에 서있는 임산부를 보게 된다. 그 상황을 못마땅하게 쳐다보고 있는 그때, 임산부를 위해 노숙자와 당당히 맞서는 희재(장진영)를 보게 되고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며칠 후 선배 성호(김유석)의 권유로 동아리 모임에 참석하고 그곳에서 또다시 희재를 만나게 된다. 희재가 바로 그 동아리의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살다 온 인하에게는 한국의 문화와 용어가 낯설었고, 희재는 그런 인하를 보고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인하는 한국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본 희재는 인하를 귀엽게 생각하며 동아리에 들어와도 좋다고 허락을 한다. 그리고 인하는 다시 희재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한다.
그렇게 동아리에 다시 돌아오게 된 인하는 희재에게 매료되었고 오직 희재만을 바라보며 동아리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게 된다. 또한 동아리 사람들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얼마 후 섬에 있는 학교로 동아리 MT를 함께 간 희재와 인하. 그곳에서 희재는 한 남자아이와 바다 깊은 곳까지 수영을 해서 다녀오기로 약속을 한다. 하지만 물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희재는 기절을 하게 되고, 물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인하는 그런 희재를 구해주고 그녀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해준다.
그리고 희재에게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느낀 감정들을 솔직히 얘기하며 사랑을 고백을 한다. 하지만 희재는 인하를 그냥 어린 후배라고 만 생각하고 그의 고백을 거절한다. 그렇게 인하는 좌절을 하고 군대에 입대하고, 희재는 작가로 데뷔 후 성호와 약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소식이 끊긴 채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
그러던 어느 날, 희재는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사고로 약혼했던 성호와 부모님을 모두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되어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인하는 군대를 제대한 후 방송국 피디로 일하면서 희재가 들어주기를 바라며 가명으로 사연을 계속 내보내면서 살아간다. 동아리 선배이자 희재의 친구인 정란(송선미)은 이 사실을 희재에게 말하고 인하가 담당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을 추천하지만 희재는 일부러 인하의 방송을 듣지 않으려 한다. 이에 인하는 출판사 사장을 통해서 희재가 라디오 사연을 듣게끔 하고 희재는 그 사연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깨닫고 또다시 인하에게 거절의 답장을 보낸다.
어느 날 희재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플레가 동네 슈퍼 어디에도 없어 실망하며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동네의 모든 요플레를 모두 모아서 희재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인하를 만나게 된다.
인하 :"당신이 필요한 거 내가 다 준비할게요."
희재 : "돌아가, 미안하다."
인하 : "그런 대답 듣자고 선배님 지금까지 기다린 거 아니에요."
희재 : "나 수술 세 번 받으면서 겨우 살아남았어. 나 많이 망가졌어."
인하 : "살아줘서 고마워요."
희재 : "왜 날 사랑하니?"
인하 : "당신이니까요."
희재는 자신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주는 인하를 받아주고 둘은 결혼에 성공한다. 결혼 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지내고 몇 달 후 임신도 하게 되어 더욱더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입덧이 생각보다 너무 심했던 희재는 아이를 빨리 낳을 수 없는지 의사 친구인 정란에게 물어봤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정란은 결국 희재가 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희재는 인하에게 말하지 말고 숨겨달라고 부탁하지만 희재가 보낸 라디오 사연을 통해 인하 또한 이 사실을 눈치채고 정란을 통해 사실을 확인한다. 인하는 다 알면서도 희재를 위해 모른 척하고, 암에 걸려 아픈 상태에도 아이를 위해 참는 희재를 보면서 더욱더 힘들어한다.
희재는 아이의 이름을 희재의 '재'와 인하의 '인'을 따서 '재인'이라고 지었고, 재인이에게 엄마가 못다 한 몫까지 아빠에게 사랑한다고 많이 말해줬으면 좋겠고, 나무야 사랑해, 하늘아 사랑해, 바다야 사랑해, 아빠 사랑해라고 많이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희재는 재인이를 출산을 한 뒤 숨을 거두었다.
몇 년 후 인하는 재인이와 함께 희재와 마지막을 보냈던 곳에 찾아와 나무야 사랑해,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라고 말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사랑해"라는 말을 아끼지 말자.
영화를 다시 보니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故 장진영 배우가 희재와 같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 더욱더 영화가 슬프게 다가왔다. 그리고 우리 모두 지금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최대한 많이 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건강관리도 잘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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