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에 대해
광해군이라는 실존인물과 시대 배경에 승정원일기의 지워진 15일간 광해군을 위장한 대역이 조선을 다스렸다는 가정을 더한 팩션 영화로 관객수 1232만이 넘는 관객수를 모은 인기 영화이다.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2012년 그 해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한다.
모두가 꿈꿔온 또 한 명의 왕
조선의 15대 왕인 광해(이병헌)는 항상 자신을 노리는 세력들부터 위협을 받으며 점점 예민해지고 난폭한 폭군이 되어갔다. 그리고 중전(한효주)이나 나인들과도 관계가 좋지 않았다. 광해는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왕과 쏙 닮은 외모를 가진 자를 찾아내 자기 대신 왕의 역할을 시키려 하였고, 이에 허균(류승룡)은 거리에서 광해군과 똑같이 생긴 하선(이병헌)을 발견하고 강제로 궁에 데려온다. 그리고 왕의 대역을 하라는 제안을 받게 된 하선은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 결국 왕의 대역을 하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 상궁(이엘)을 만나러 나갔던 광해는 갑자기 정신을 잃은 채 돌아왔고 어의는 독에 중독되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허균은 궁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광해를 궁궐 밖의 은신처로 피신시키고 광해를 그곳에서 치료받게 하였다. 그리고 하선에게 아예 궁에서 왕의 역할을 할 것을 권했고 이렇게 하선은 왕이 된다.
궁궐의 법도를 전혀 모르는 광대 하선은 세숫물을 마시신다거나, 수라를 다 먹어치우는 등 여러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서 밤마다 허균이 찾아와 궁궐의 법도와 광해의 말투 및 언행을 알려주고 또한 대신들 앞에서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그러던 중 하선은 나인 사월이(심은경)를 알게 되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사월이를 불쌍히 여기며 다른 친척들이라도 찾아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한편 왕을 독살하려 했던 원인을 찾은 허균은 그 증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그곳은 전부 불에 타서 없어지고 말았다. 허균보다 한 발 빠르게 범인이 움직인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허균이 절대 만나지 말라고 경고했던 중전이 하선에게 찾아오게 되고 만나지 않으려 했지만 막무가내로 들어온 중전을 결국 만나게 되었다. 중전은 자신의 오라버니를 구해주기를 요청하며 자결하려 했고 하선은 그런 중전을 말리며 오라버니를 구해주겠노라 약속한다. 다음날 하선은 중전의 오라버니가 고문을 받고 있는 장소로 찾아가 역적을 모의한 이유를 물었다. 중전의 오라버니는 하선에게 백성을 보살피지 않고, 여색에 눈이 팔려 간신들에게 넘어간 왕은 정신을 차려라라고 말한 죄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에 하선은 중전의 오라버니를 풀어주라 명하게 된다. 중전과의 약속을 지킨 하선은 그녀를 밖으로 불러 자신이 직접 쓴 시를 읊어주며 분위기를 잡아본다. 그때 분위기가 변한 왕의 모습을 의심하던 호위무관 도 부장(김인권)은 왕이 저잣거리에서 본 광대 하선이라 생각하고 칼을 휘두르지만, 중전은 하선의 편에 서서 위기를 넘겨준다. 이에 자신이 왕을 의심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자결하려던 도 부장은 "임금을 지키는 도 부장이 자신의 목숨을 함부로 버리려 한 것이 가장 큰 죄"라면서 팥죽까지 내려주고 자신을 살려준 하선에게 충성을 다하기로 다짐한다.
나인들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던 하선은 일찍 가족과 헤어진 사월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사월을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대동법을 공부하고 시행하여 점차 대역이 아닌 진짜 백성을 위한 왕이 되어가게 된다. 한편 여자를 좋아하는 왕이 후궁들을 만나지도 않고 자신들의 말도 듣지 않은 채 백성들만 생각하자 대신들은 점점 왕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한다. 이 의심은 중전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중전은 왕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하선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오라버니를 구해준 사람이 광해가 아닌 하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중전은 그에게 여기서 죽고 싶지 않으면 어서 궁에서 나가라는 말을 하며 비밀을 감춰주기로 한다. 왕이 깨어났으니 곧 궁으로 돌아올 테고, 왕의 역할을 했던 하선을 가만둘 리 없을 거라 생각한 나인들도 그에게 궁을 떠날 준비를 하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하선은 마지막일 수도 있는 회의에 참석하게 되고 말도 안 되는 간청을 하는 대신들에게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와 내 백성들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정말 왕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왕을 해치려는 자들은 사방에 깔려있었고 기미 상궁을 통해 하선이 먹을 팥죽에 독이 든 사탕을 넣으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사월이는 사탕을 팥죽에 넣지 않고 자신이 사탕을 먹고 하선을 대신하여 죽는다. 분노한 하선은 사월이를 죽게 한 이들을 잡아들여 고문을 한다. 그 시각 이조판서와 대신들은 하선이 가짜 왕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역모를 일으키게 된다. 허균은 하선에게 이제 곧 대신들이 들이닥칠 것이니 도망가라 말하지만 하선은 사월의 죽음을 밝히기 전엔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고 한다. 이에 조내관(장광)은 하선에게 목숨이라도 살아 있으라고 한 게 누구냐며 제발 도망쳐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허균은 역모를 일으킨 대신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조판서를 막는다. 그때 임금이 나타나고 이조판서의 부하들은 왕에게 칼을 겨눈다. 그러나 그 왕은 하선이 아닌 진짜 왕 광해였다. 이에 부하들은 모두 칼을 내려놓고 고개를 조아린다. 그리고 역모는 바로 제압된다. 그리고 광해는 자신의 행세를 했던 하선을 죽이라고 명한다.
도망을 치던 하선은 도 부장을 만나고 그대로 죽는 줄 알았지만, 도 부장은 오히려 그를 그냥 보내주고 하선을 쫓아오던 추격 부대와 혼자 맞서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도 부장의 희생 덕분에 안전하게 도망치고 배에 탑승한 하선은 부두가 쪽을 보았고 그곳에 서있는 허균을 보게 된다. 허균은 그런 하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하선은 그런 허균을 보면서 복잡한 표정을 보이고 한양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지금 현재 필요한 왕은 누구인가
역사적 배경이 된 광해군 시대나 지금의 대한민국이나 사회의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을 느낀다. 백성들은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였던 조선의 조정 대신들이나, 민생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여야 서로 정쟁과 권력 쟁취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이나 너무나 똑같다고 느껴진다. 제발 대통령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하선만큼만 이라도 국민을 생각하고 위하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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